詩心의 향기/시詩(필사)
어화 둥둥 저기 꽃등 하나 / 성선경
폴래폴래
2019. 7. 8. 10:31
어화 둥둥 저기 꽃등 하나
성선경
나는 아직 세상을 배우는 중
늦은 봄날에 화원(花園)에서 어쩌다 만난 배풍등이란 꽃, 하늘로 날아갈듯 한 이름의 배풍등, 이름에 반하여 나는, 꽃보다 먼저 이름에 반하여 사곤, 갑자기 하늘로 날아 오르는 기분, 모든 꽃들이 어떻게들 이름을 얻었겠지만, 배풍등은 정말 살갑다, 배처럼 둥둥 떠다닐 것 같기도 하고, 풍등처럼 하늘 높이 날아오를 것 같은 자태, 배풍등이라니, 배풍등,
내 꿈의 한 조각은 하늘로
영영 날아오르는 것이네
풍등(風燈)처럼 날아가서
영영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것이네
오고 가는 것도 다 인연
그런데 저기, 속뜻이야 어떻던
꽃보다 먼저 이름에 반하여
배풍등이라니, 니가?
시집『아이야! 저기 솜사탕하나 집어줄까?』2019년 수우당
1960년 경남 창녕 출생. 198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까마중이 머루알처럼 까맣게 익어갈 때><파랑은 어디서 왔나>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봄, 풋가지行><진경산수><모란으로 가는 길>
<몽유도원을 사다><서른 살의 박봉 씨><옛사랑을 읽다><널뛰는 직녀에게>
고산문학대상, 경남문학상, 마산시문화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