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봄, 파르티잔 / 서정춘

폴래폴래 2018. 11. 21. 17:18




       봄, 파르티잔



                         - 서정춘


 꽃 그려 새 울려 놓고

 지리산 골짜기로 떠났다는

 소식




       죽편 竹篇 1

            ─여행



 여기서부터, ── 멀다

 칸칸마다 밤이 깊은

 푸른 기차를 타고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 년이 걸린다



     11월



 단풍! 좋지만


 내 몸의 잎사귀

 귀때기 얇아지는

 11월은 불안하다


 어디서


 죽은 풀무치 소리를 내면서

 프로판가스가 자꾸만 새고 있을 11월




      풍경 風磬



 우네

 물고기 처량하게

 쇠 된 물고기

 하릴없이 허공에다

 자기 몸을 냅다 치네

 저 물고기

 절 집을 흔들며

 맑은 물소리 쏟아내네

 문득 절 집이 물소리에 번지네


 절 집을 물고

 물고기 떠 있네



 -1941년 전남 순천 출생, 매산고교(야간부)졸업.

 1968년 신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동향의 김승옥 소개 동화출판공사 입사

 28년 근무 후 1996년『죽편』35편 발간. 오년후『봄, 파르티잔』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