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새콩덩굴과 아이 /오규원

폴래폴래 2018. 4. 7. 08:32





       새콩덩굴과 아이


                                     오규원


 엉겅퀴를 지나면

 명아주를 지나야 하는 길입니다


 수영을 지나면

 여뀌를 지나야 하는


 뱀딸기를 지나면

 메꽃을 밟아야 하는


 매듭풀을 들치면

 갈퀴덩굴을 지나야 하는


 새콩덩굴을 감아야 하는 길입니다


 방가지똥을 지나면

 괭이밥을 밟아야 하는


 잠자리가 문득

 새콩덩굴을 밟아야 하는


 한 아이가 문득

 멈추어야 하는 길입니다




 시집『토마토는 붉다 아니 달콤하다』문지 2004년 4쇄




 -1941년 경남 삼랑진 출생.2007년 타계. 동아대 법대 졸업.

 1968년<현대문학>등단. 시집<분명한 사건><순례>

 <왕자가 아닌 한 아이에게><이 땅에 씌어지는 서정시>

 <가끔은 주목받는 생이고 싶다><사랑의 감옥><길, 골목, 호텔

 그리고 강물소리><새와 나무와 새똥 그리고 돌멩이>등.

 현대문학상, 연암문학상, 이산문학상,대한민국 예술상.등 수상

 시론집<현실과 극기><언어의 삶><현대 시작법>.서울예대 문창과 교수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