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飛火하는 불새 / 황지우

폴래폴래 2016. 10. 12. 12:44






     飛火하는 불새



                                       -황지우


  나는 그 불 속에서 울부짖었다

  살려달라고

  살고 싶다고

  한번만 용서해달라고

  불 속에서 죽지 못하고 나는 울었다


  참을 수 없는 것

  무릎 끓을 수 없는 것

  그런 것들을 나는

  인정했다

  나는 파드득 날개쳤다


  冥府에 날개를 부딪치며 나를

  호명하는 소리

  가 들렸다 나는

  무너지겠다고

  약속했다


  잿더미로 떨어지면서

  잿더미 속에서

  다시는 살〔肉〕로 태어나지 말자고

  다시는 태어나지 말자고

  부서지려는 질그릇으로


  날개를 접으며 나는,

  새벽 바다를 향해


  날고 싶은 아침 나라로

  머리를 눕혔다

  日出을 몇 시간 앞둔 높은 窓을 향해



  시집『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문지 1983년



  -1952년 전남 해남 출생. 서울대 인문대 미학과 졸업.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게 눈 속의 연꽃>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나는 너다>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