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사과 근처 / 서안나

폴래폴래 2015. 12. 24. 19:32

 

 

 

 

 

 

                 사과 근처

 

 

                                                      - 서안나

 

     때리면 웁니다, 붉습니다

     죽은 손톱이 많습니다

     북극곰이 녹는 곳입니다

     자주 열고 싶은 상자입니다

     태양을 삼키는 세 번 째 창문입니다

     고장 난 문입니다

     손으로 두 치 입니다

     넓어지다 가끔 죄가 됩니다

     십년 뒤에도 반갑습니다

     아버지가 야단치는 쪽입니다

     1쪽에 있습니다

     가끔 눈이 내리고 여자가 먼저 웁니다

     치욕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책이 찢어지는 곳입니다

     역사가 지워지는 쪽입니다

     제 뺨을 후려치며 쳐들어오는 상처입니다

 

 

     『서정시학』2015 겨울호

 

 

 

      -1990년<문학과 비평>으로 등단. 시집<푸른 수첩을 찢다>

      <플롯 속의 그녀들><립스틱발달사>등. <서쪽>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