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미래의 창 / 이근화

폴래폴래 2015. 10. 13. 15:05

 

 

 

 

 

 

          미래의 창

 

 

                                           - 이근화

 

 당신은 깜깜한 귓속만 보여준다

 우글우글 어둠의 새끼들이 태어난다

 어느새 나의 것이 된다

 배움이 바로 거기에 있을까

 밤새 읽는다

 

 눈을 감았다 뜨면

 내일을 이야기할 차례

 새롭게 입술이 열린다

 환하게 자란 먼지들

 

 이것은 괴물이 아니고 그림자

 길어졌다 짧아지고

 커졌다 작아지고

 이것은 괴물이 아니고 그림자

 조금씩 기울어진다

 

 천천히 먹어치울 것이다

 조금씩 야금야금

 당신의 깜깜한 귓속을

 우글우글 어둠의 새끼들을

 

 

  『발견』2015년 가을호

 

 

 

  -1976년 서울 출생. 2004년<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칸트의 동물원><우리들의 진화><차가운 잠>

   김준성문학상, 현대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