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달그림자 / 이영춘

폴래폴래 2014. 11. 17. 16:13

 

 

 

 

 

 

 

  달그림자

 

                               - 이영춘

 

 

  아침에 문을 여니 밤이었다

  밤 속에서 까만 눈알들이

  튀어 나왔다

  밤은 고양이 눈알처럼 반짝였다

  멀리 밤의 운무가 흘러가고

  비둘기 떼는 돌아오지 않았다

  삿갓을 쓴 흰 노인 하나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

  아버지였다

  아버지의 그림자가 오래도록

  달빛에 걸려

  기침소리를 내고 있었다

 

 

  시집『노자의 무덤을 가다』서정시학 2014

 

 

 

  - 강원도 평창 봉평 출생. 경희대국문과, 동대학원 국어교육과 졸업.

    1976년<월간문학>으로 등단. 원주여고 교장, 한림성심대학 강사 역임.

    시집<시시포스의 돌><귀하나만 열어 놓고><슬픈 도시락><꽃속에는

    신의 속눈썹이 보인다><시간의 옆구리><봉평장날> 등

    윤동주문학상, 고산문학상, 인산문학상, 강원도문화상, 대한민국향토문학상,

    시인들이 뽑은 시인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