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섬 / 안명옥
폴래폴래
2013. 2. 5. 12:42
섬
- 안명옥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평생 짠물만 들이키며 산 내공이 만만치 않다
풍랑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간다 부족한 대로 살아간다
제 몸이 깎이면서 절벽을 만들고
적당히 슬퍼지면서 계절이 늘 스쳐지나가도
바다가 해일을 몰고 와 떠밀어도 갈 곳이 없다
바다는 나의 전부, 나의 세계, 나의 시
몰락이 아름다운 바다를 떠날 생각이 없다
난파당한 자들, 야만인들, 해적들, 약탈자들이 몰려와도
붉어지는 바다 속이 따뜻해
파랑 높은 파도가 치면
섬의 아랫도리는 묘한 간지러움에 생기가 피어올라
『월간 중앙』2013년 2월호
- 경기 화성 출생. 성균관대 중어중문과, 한양대 대학원 문화콘텐즈학과 졸업
2002년 <시와시학>등단. 시집<소서노><칼>
성균문학상, 바움문학상 작품상 수상
고양예술고 문창과 전문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