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이소(離巢) / 김종인
폴래폴래
2012. 10. 8. 10:12
사진:네이버포토갤러리
이소(離巢)
- 김종인
어린 새가 집을 떠나네
아쉬운 미련에 돌아보지 마라
동고비, 어치, 딱새, 물까치, 곤줄박이
아름다운 이소(離巢), 두려워하지 마라
어린 박새가 집을 떠나네.
어미 박새 한 마리 먹이를 물고 와
늙은 주목나무 사이에서 숨 몰아쉬고
쥐죽은 듯, 가만히 있어라! 하는 듯
다시 울음도 내지 않다가 불안한 신호,
멀리서, 다시 가까이 다가가며
저 부산한 몸짓의 조용한 소통(疏通)
무시로 떨어져 부서지는 폭포처럼
까마득한 세상, 내려다보지 마라
주저하지 말고 온몸으로 뛰어내려라
모험해 볼만한 세상 속으로
도전해 볼만한 미지(未知)속으로
아름답다!
어린 박새가 처음,
집을 떠나네.
『시와사람』2012년 가을호
- 1955년 경북 금릉 출생. 경북대 국어교육과 졸업
1983년<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시집<별><흉어기의 꿈><아이들은 내게 한 송이 꽃이 되라 하네>
<나무들의 사랑><내 마음의 수평선>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