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가출
매화향과 좋은사람에 취한 하루
살면서 매화를 어디 한 두번 만났겠냐마는 어제 꽃과 오늘의 향기가 다르듯
매화는 수백년을 움직이지 않는데 만날 때 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히고
만다. 숨길 수 없는 설레임을 애써 감추고 일상에서 탈출한 여행자가 되었다.
옆지기의 잠든 모습도 슬쩍 보면서, 안개 자욱한 차창을 보며 여행의 즐거움
에 설렌다.
광대같이 춤을 추는 기분이다.
남평 나주수목원에서 진기한 매화를 만났다.
동지매, 이름에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 동지매는 저 뒤쪽에서 뛰어 오고 있다.
만첩홍매
안개낀 메타쉐콰이어 길위에 아시는 시인이 서 있다.
찾았다, 히어리
쇠뜨기
걸음을 조심하면 이렇게 만난다
백가하
백가하
신단풍후
동지매
동지매
백매, 홍매를 접부친 품종 같다.
양청매
용협소매
박태기나무
나주 도래마을
보존이 잘된 집이다.
고택 마루에 앉아 매화를 한없이 본다.
초롱꽃을 닮은 원예종인것 같다.
하늘매발톱
산당화(명자나무)
삼지닥나무
꽃이 피는 중이다.
겹꽃이다.(수선화)
자주괴불주머니
배꽃
명자년이 눈물을 흘린다.
종지나물
졸방제비꽃과 흡사하다.
내가 사는 아파트 큰 나무 밑에 지천으로 핀다
산책길은 완전 지천으로 있다. 북아메리카 원산으로 귀화식물이다.
춘란
렌즈를 바꿔끼우고 열심히 사진질하는 감성 덩어리
홍매
개불알풀에 벌레가 잽싸게 뛰어 들었다.
하심당에서 무심재 선생님이 주는 쑥떡을 먹었다. 뽕잎차를 격식은 조금만 차리고
마시기 전 나는 마루에 앉아서 떡지킴이가 되었다. 맡겨 놓고 간다는 오래전에 알고 지낸,
그러나 처음 마주본 친구(?)의 부탁으로 내것까지 3개를 지키며 고매의 향에 마냥 어지러웠다.
무심재 동참하시는 선생님들의 수준은 딱 내가 좋아하는 분들 뿐.
한결같이 조용하다. 풀포기 하나라도 상처 입을까 조심히 발자국을 남긴다.
그러니까 여행의 친구로서 최상이다. 혼자만의 여행을 해온 나에게 어떤 시인께서
꽃이 있는 여행클럽이라고 강력 추천을 했다.
그러나 습관을 하루 아침에 바꿀 수는 없었다. 게으름 피우는 것 같이 세월은 흘렀다.
우리나라 최고의 차라고 산 것도 14년차 되니까 유리창 개폐도 안되는 곳이 발생한다.
에라 모르겠다. 폐차처분으로 매매상에 넘겼다. 그 이후로 아내 차를 빌려서 가야하는
혼자 떠나는 것은 무척 마음에 힘이든다.
이러해서 무심재 식구가 되었다. 수저 한벌 더 놓으면 되는 사람쯤으로
동참하는 것이 무엇보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