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촛불이 궁금하다 / 박현수

폴래폴래 2012. 3. 27. 09:15

 

 

 

 

 사진:네이버포토

 

 

 

 촛불이 궁금하다

 

                                          - 박현수

 

 

 

 나는 늘 촛불이 궁금했다

 어디까지 불꽃이고

 어디부터 초인지

 그 아슴푸레한 경계가 궁금했다

 중학교 때

 사람의 몸과 영혼의 구분도,

 고등학교 때

 문자와 의미의 구분도 그래서 궁금했다

 하나라 할 수 없고

 또 둘이라 부를 수도 없는 것

 둘이면서도 하나인 것이 늘 궁금했다

 그리하여

 내 생애 절반을 감싸고 있던

 저 오랜 어둠도

 촛불의 그을음에 지나지 않았다

 

 

 

 

 『시와정신』2012년 봄호

 

 

 

 

 

  - 경북 봉화 출생. 199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우울한 시대의 사랑에게><위험한 독서> 등

    한국시인협회 젊은시인상 수상

    현재 경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