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아산만 小景 / 유현숙

폴래폴래 2012. 2. 28. 18:33

 

 

 사진:네이버포토

 

 

 

 아산만 小景

 

                                - 유현숙

 

 

 

 오래전에

 그곳에는 난데없이, 일제히, 무리지어 나는 새떼들이 있었다

 

 누가 생철판을 공중에서 가위질 하는가

 희번덕이며 흩날리는 저 은백색의 연모戀慕들

 

 햇볕 아래서는 맹목마저 이다지 눈부셔

 도려진 허공이 쾌활快闊하게 갯고랑에 박힌다

 

 주워든 허공 한 조각으로 내장을 긁어대며 바람을 되질하는

 격렬한 오후가 있었다

 

 

 

 

  『애지』2012년 봄호

 

 

 

 

  - 2001년 동양일보 신인상, 2003년<문학·선>으로 등단.

    시집<서해와 동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