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의 오솔길/신인상
2012년 봄 애지신인문학상 당선작
폴래폴래
2012. 2. 28. 18:02
2012년 봄 애지신인문학상 당선작
뉴스 속보
- 송현경
1.
누군가 긁어놓은 벽을 바라본다
폭력의 흔적은 언제나 붉다
벽 속으로 악물고 사라지는 흔적들
어름어름 살아지는 우리와
열심히 살이 찌는 그들
모두 같은 얼굴이다
2.
베란다에서 눈을 감고 있던 14살의 아이가
자신의 흔적을 빠르게 지우고 만다
내가 바라는 것은 오직, 후회
붉은 악마의 얼굴을 한 너희들의 눈물이다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모두 빠르게 아이를 읽고
쉽게 식은 눈물을 속보로 모은다
카메라로 분해된 장면들이
좀처럼 섞이지 않는다
모두 같은 계원들이다
3.
반짝하는 순간 소멸해버리는
우리의 이야기는 맵고 쓸쓸해
하나도 되돌려 받지 못하고 간다
오렌지를 나눠먹으면서 생각한다
습관적인 뉴스 밖에서
홀로 헐렁하기는 얼마나 어려운가
문득,
온몸이 가렵다
어디론가
또 내가 잠시 사라지려는가 싶다
- 1988년 서울 출생. 서울여대 국문과, 이화여대 대학원 국문과 재학중
『발견』 동인으로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