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따라/여행
환상선 눈꽃열차
폴래폴래
2012. 1. 30. 12:03
기찻길이 자꾸 떠 오른다. 철길이 놀이터였을적부터 내내
떠나지 못하고 있다. 전혀 새롭고 낯선곳으로 떠나기 위해,
오늘 새벽을 깨우는 자명종 소리는 유달리 우렁차다.
환상(環狀)선 눈꽃열차가 기다리는 서울역에 나갔다.
많은 인파가 등산차림이다. 열 몇시간을 앉아 가야되는데
배낭차림은 의아했다. 1호차~ 8호차까지 꽉 찬 여러 여행사
의 모객행위와 코레일이 맞아 떨어졌다.
이제부터 550Km를 달리며 120개의 역을 스치며 200개의 터널,
500개의 교량을 지난다. 정차역은 추전, 승부, 단양역이다.
아름다워 보이려는 의도가 전혀 없는 겨울풍경이 더 감동적이다.
부지런한 자연은 사계절 묵묵히 해야할 일을 하고 있었다.
나의 시선에 따라 익숙했든 사물도 생경한 존재가 된다. 불꽃 없는
축제가 단양역 마당에 펼쳐진 큰 나무화덕 두개로 기차여행은
달구어졌다. 마주오는 열차를 비껴주기 위해 기다리는 이 열차는
바쁠 이유가 없다. 기관차 앞칸이 보이는 긴 꼬리에 나의 서러움은
눈 녹듯 녹아 내렸다. (2012년 1월 29일)
자미원을 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