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그 바닷가 수양버들 / 황학주
폴래폴래
2011. 2. 1. 11:10
사진:네이버포토갤러리
그 바닷가 수양버들
- 황학주
바닷물이 드는 빈집 마당가에 남아
고개를 밑으로 모으고 기울어지는
바다가 매끌매끌하게 책장을 펴거나
불편한 몸을 찧으며 심기를 드러낼 때에도
수면과 겹치는 자기 그림자를 말없이 기다리고 있는
나,
당신의 수면이 더워지는 대낮의 한 고요
물속을 흐르는 구름의 무늬를 벼락같이 잡아내고
오래 운 물고기가 눈을 식히는 바다 속 그늘을 퍼올리는 듯
지상에 올려 보낸 바다 밑 짐승과
속울음이 비슷해져보았으면 싶을 때
나는 제일 잘 휘늘어진다는 듯
휘영청,
파도에 간장肝腸을 내어준 뾰족한 연둣빛
수천 장 새 잎을 눈물방울처럼 매단 수양버들은
그 바닷가 소금기둥은
시집『노랑꼬리 연』서정시학 2010
-전남 광주 출생. 1987년 시집 『사람』으로 등단
시집<내가 드디어 하나님보다><갈 수 없는 쓸쓸함>
<늦게 가는 것으로 길을 삼는다><너무나 얇은 생의 담요>
<루시><저녁의 연인들> 등
서울문학대상, 서정시학작품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