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숲속의 키스 / 김행숙

폴래폴래 2010. 8. 12. 09:43

 

 

 

 

 

  숲속의 키스

 

                              - 김행숙  

 

 

 

 

 두 개의 목이

 두 개의 기둥처럼 집과 공간을 만들 때

 창문이 열리고

 불꽃처럼 손이 화라락 날아오를 때

 두 사람은 나무처럼 서 있고

 나무는 사람들처럼 걷고, 빨리 걸을 때

 두 개의 목이 기울어질 때

 키스는 가볍고

 가볍게 나뭇잎을 떠나는 물방울, 더 큰 물방울들이

 숲의 냄새를 터뜨릴 때

 두 개의 목이 서로의 얼굴을 바꿔 얹을 때

 내 얼굴이 너의 목에서 돋아나왔을 때

 

 

 

 

  시집『이별의 능력』문지 2007

 

 

 

 

  1970년 서울 출생. 고대 국어교육과 同 대학원 국문과 졸업.

  1999년『현대문학』등단.

  시집<사춘기>

  강남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