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샘물/삶의향기
박주가리가 죽었다
폴래폴래
2010. 8. 2. 13:55
강변 오솔길에 만나, 매일 인사하며 정이 듬뿍 들었다.
한강공원으로 나가는 지하도 공사가 몇년 째 이어지고 있다.
그 울타리 사이로 박주가리가 타고 오른다. 잎을 보고 신기
해하며 꽃 피우길 기다리고, 가을에 씨방이 열릴 때 까지 볼까
했는데 어제 공사장 안에서 제초 작업을 했다. 박주가리 옆에는
새콩 잎줄기가 같이 올라 왔는데 흔적이 없다. 꽃이 계속 피며
줄기가 한마디씩 뻗어 오르는 것이 보기 좋았다. 가을에 아름다운
비행을 꿈꾼것은 나 였는지, 왜 이리 가슴이 쓰리다.
매미를 잡아 먹는 까치도 처음 보았다. 사람을 두려워않는 까치는
내 옆에서 매미를 물고 갔다. 이래저래 속 상한데 옥잠화 꽃대가 나왔다.
옛날 시골 새신랑이 옥비녀는 못해줘도, 저 꽃대를 꺾어서 색시에게
꽂아주는 아름다운 생각으로 발길을 돌렸다. 오늘따라 안개비는 계속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