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의 오솔길/ 변두리 시
When I dream / 배종환
폴래폴래
2010. 7. 6. 13:34
사진:네이버포토갤러리
When I dream
- 배종환
옥탑방을 미처 깨닫지 못한 너는 영락없는 촌뜨기
어둠과 함께 숨어 들 곳 없는 너의 닭똥같은 눈물을 이해하지
유장하게 혼자 떠 돈 원어민 발음에 잡힌 취직자리 하필이면 서울이네
고만 고만큼 사는 친척, 방 한칸이 선뜩 나올라나
염의없이 찾아간 압구정동 아이방을 차지하곤
눈치 잠을 자고 나면 늘 새우구나
교회탑 너머 푸른 신록과 옥상의 하얀 빨래의 너울거림은 덤이잖아 뒤척이는 꿈이지만
머리칼 부스스한 아침 평상에 앉아 빨강, 보랏빛 나팔꽃이 몸을 섞어 오르는 것은 내 몸
도 달아 오르게 하잖나 꿈결 같지만
첫 월급타면 고시촌 쪽방의 길게 앉은 다리에 희망을 걸치고 역경을 헤쳐 나가는 당돌한
청춘의 눈물은 마를 것이네
*When I dream(내가 꿈 꿀 때): Carol Kidd 노래 제목을 인용.
- 격월간『서정문학』7~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