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적막강산 / 백석
폴래폴래
2010. 1. 14. 10:48
사진:네이버포토갤러리
적막강산
- 백석
오이밭에 벌배채 통이 지는 때는
산에 오면 산 소리
벌로 오면 벌 소리
산에 오면
큰솔밭에 뻐꾸기 소리
잔솔밭에 덜거기 소리
벌로 오면
논두렁에 물닭의 소리
갈밭에 갈새 소리
산으로 오면 산이 들썩 산 소리 속에 나 홀로
벌로 오면 벌이 들석 벌소리 속에 나 홀로
定州 東林 九十여里 긴긴 하로 길에
산에 오면 산 소리 벌에 오면 벌 소리
적막강산에 나는 있노라
벌배채 들배추.'배채'는 '배추'의 방언(평안,함경, 충북).
통이 지는 때 배추의 속이 실하게 찰 때.
덜거기 '수꿩'의 평북 방언.
물닭 뜸부깃과의 새.주로 호숫가나 초습지의 물가에 산다.
갈새 개개비.휘파람샛과의 새로 번식기인 초여름 갈대밭에서 '개개비'하고 운다.
동림東林 평안북도 정주군 심천면에 있는 마을.
『신천지』11·12 합병호(1947.12)
- 1912년 평북 정주 출생. 본명은 백기행. 1929년 오산고등보통학교 졸업
도쿄 아오야마 학원 영문학 공부후 1934년 귀국, 조선일보사 기자생활.
1930년 조선일보 신년현상문예 단편소설 당선.
1935년 조선일보「정주성」시 발표로 등단.
해방후 고향에 머물다 사망한 것으로 추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