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대한(大寒) / 최서림
폴래폴래
2009. 8. 31. 10:40
대한(大寒)
- 최서림
더 이상, 이름이 이름이 아닐 때
찢어진 말과 말 사이, 눈발 몰아친다
어긋난 늑골 속 허허벌판을 빙빙 돌며
가시 걸린 목소리로 울고 있는 저 검은 새,
발을 붙이지 못하고 바람 속을 떠도는
가슴 속 다 토해내지 못해, 새까맣게 타버린 저 떠돌이 새,
모든 빛깔을 삼켜버린 빛깔로 캄캄하게 울고 있다
더 이상, 말이 말이 아닐 때
『시현실』2009년 봄호
- 1956년 경북 청도 출생.
서울대 국문과, 동 대학원 박사
1993년『현대시』등단.
시집<이서국으로 들어가다><유토피아 없이 사는 법>
<세상의 가시를 더듬다><구멍>
서울산업대 문창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