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엽서 / 고성만
폴래폴래
2009. 7. 25. 11:09
엽서
- 고성만
그 때 그리워 펜을 듭니다
저 산에 환한 빛깔을 보면서 참 좋지요 웃던 때 종이 커피 빼어들고 함께 걸으면서 이런 시간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 마주보던 이 주렁주렁 꽃 늘어뜨린 아카시아 벤치에 앉아 달콤한 향기 쏟아 붓던 때가 생의 절정이란 것을 왜 모르고 살았는지 이런 생각을 하는 지금이 먼 훗날 그리움의 한 때라는 사실 왜 모르는지
구름 흘러가면 소식 보낸 걸로 하지요
바람 불어오면 소식 받은 걸로 하세요
많이 고통스럽지는 않게 조금 슬프게 봄 강물 거슬러오르는 물고기처럼 그렇게그렇게 은비늘 반짝이는 누군가 있다는 사실 기억했으면……
그대 사는 방향 어림짐작으로 바라봅니다
시집『슬픔을 사육하다』천년의시작 2008
■ 시인의 말
누이와 나는
슬픈 얼굴을 하고
말없이 바다를 바라본다.
하늘에 떠 있고
바다에 가라앉아 있는
별을 낚아
누이의 목에 걸어준다.
- 1963년 전북 부안 변산 출생.
1998년『동서문학』등단
국제고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