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네 입속에 혀를 밀어넣듯 / 고영민
폴래폴래
2009. 7. 1. 11:35
사진:네이버포토
네 입속에 혀를 밀어넣듯
- 고영민
그동안 저 가지를 지그시 물고 있던 것은
모과의 입이었을까
네 입속에 혀를 밀어넣듯
나무는 저 노랗고 둥근 입속에 무엇을 집어넣었을까
부드러운 혀였을까
입김이었을까
가진 것 없이 매달린 내가
너에게 오래오래 가닿는 길은
축축하고 무른 땅에 떨어져 박히는 것
네 입속에 혀를 밀어넣듯
거부해도 네 입속에 혀를 밀어넣듯
다시 혀를 밀어넣듯
시집『공손한 손』창비 2009
-1968년 충남 서산 출생. 중앙대 문창과 졸업.
2002년『문학사상』신인상. 등단
시집<악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