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망루
- 정끝별
눈의 물은 가슴에 쌓입니다
가장 깊숙한 심장에 쌓입니다
갈라진 핏줄에 쌓입니다
늘 한곳에 머물지 않습니다
퉁퉁 부은 살처럼 쌓입니다
눈의 물은 부은 살에서 녹습니다
살 속 핏줄을 따라 녹습니다
핏줄이 모이는 심장에서 녹습니다
늘 무엇이었는지 알지 못합니다
오목한 가슴에서 녹습니다
누군가 잠시 들어왔다 나갔습니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릅니다
저녁 무렵 잠시의 강물일지라도
멀고 깊어서 보이지 않는 바다일지라도
거뜬한 미래일지도 모릅니다
누군가 잠시 들어왔다 나가는 사이
우리의 사랑과 삶의 사교가
눈물의 근육과 경사와 지평이
한 빛깔 더 투명해졌거나
한 눈금 더 가벼워졌을 뿐입니다
-1964년 전남 나주 출생.
이화여대 국어국문과 同 대학원
1988년 「문학사상」 등단
199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 당선
명지대 국어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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