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앵두 / 고영민

폴래폴래 2009. 3. 25. 07:40

 

 

 

 

 

 

                 앵두           / 고영민 

 

 

 

 그녀가 스쿠터를 타고 왔네

 빨간 화이바를 쓰고 왔네

 

 그녀의 스쿠터 소리는 부릉부릉 조르는 것 같고, 투정을 부리는 것 같고

 흙먼지를 일구는 저 길을 쒱, 하고 가로질러왔네

 가랑이를 오므리고

 발판에 단화를 신은 두 발을 가지런히 올려놓고

 허리를 곧추세우고,

 기린의 귀처럼 붙어 있는 백미러로

 지나는 풍경을 멀리 훔쳐보며

 간간, 브레끼를 밟으며

 

 그녀가 풀 많은 내 마당에 스쿠터를 타고 왔네

 둥글고 빨간 화이바를 쓰고 왔네

 

 

 

 

 

 

                  - 1968년 충남 서산 출생. 중앙대 문창과 졸.

                     2002년 문학사상 신인상 등단.

                    시집<악어><공손한 손,2009.창비>

 

 

 

'詩心의 향기 > 시詩(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의 입속 / 고영민  (0) 2009.03.28
검은 나무 / 장석원  (0) 2009.03.26
복효근 시보기  (0) 2009.03.24
류인서 시읽기  (0) 2009.03.24
세속 사원 / 복효근  (0) 2009.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