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날아라, 수만 개의 눈으로 / 박미산

폴래폴래 2009. 3. 22.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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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아라, 수만 개의 눈으로        / 박미산

 

 

 

 나는 공중비행하며 세상을 바라보네

 결코 지면에 앉는 일이 없지

 하늘을 가르며 점점 단단해지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새

 온몸이 팽팽해지고 용기가 넘치네

 두려움 모르는 나의 날갯짓에

 검은 그늘 번뜩이는 매도 떠밀리고 만다네

 

 나는 꽃과 입 맞추는 자*

 당신의 어깨 뒤로 태양이 뜰 때

 목부용 꽃 앞에 가만히 떠 있네

 꽃 속의 미로를 헤집던 가늘고 긴 부리

 꽃가루를 지천으로 묻힌 채

 이슬 젖은 나뭇잎을 뚫고, 세상의 폭포를 지나가네

 

 나는 지금 꽃의 나날

 연분홍빛 봄을 보며 독도법을 익히리

 비바람 천둥번개가 북적거리는데

 나의 배 밑에는 짙푸른 여름이 깔려 있네

 천변만화의 계절을 피우기 위해, 나는

 무지개빛 날개를 반짝이며 수만 개의 눈을 크게 뜨네

 

 

 

       *브라질에서는 벌새를 '꽃과 입 맞추는 자'라고 한다

 

 

 

           -2008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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