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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수만 개의 눈으로 / 박미산
나는 공중비행하며 세상을 바라보네
결코 지면에 앉는 일이 없지
하늘을 가르며 점점 단단해지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새
온몸이 팽팽해지고 용기가 넘치네
두려움 모르는 나의 날갯짓에
검은 그늘 번뜩이는 매도 떠밀리고 만다네
나는 꽃과 입 맞추는 자*
당신의 어깨 뒤로 태양이 뜰 때
목부용 꽃 앞에 가만히 떠 있네
꽃 속의 미로를 헤집던 가늘고 긴 부리
꽃가루를 지천으로 묻힌 채
이슬 젖은 나뭇잎을 뚫고, 세상의 폭포를 지나가네
나는 지금 꽃의 나날
연분홍빛 봄을 보며 독도법을 익히리
비바람 천둥번개가 북적거리는데
나의 배 밑에는 짙푸른 여름이 깔려 있네
천변만화의 계절을 피우기 위해, 나는
무지개빛 날개를 반짝이며 수만 개의 눈을 크게 뜨네
*브라질에서는 벌새를 '꽃과 입 맞추는 자'라고 한다
-2008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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