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네이버포토
21회 열린시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희망세탁소 / 하정은
어제의 남루한 얼굴을 싸들고
그대를 만나러 간다
멱살 잡혀 구겨진 생의 깃마다
식은 땀이 저리고
바랜 옷자락마다 빛을 잃은 별들이
와르르 쏟아진다
곰팡내 나는 알리바이가 가득 스민
허리춤 속주머니에서 돋아난 날개가
거침없이 하늘로 날아오른다
날마다 바지가랑이 언저리에서
은밀하게 발기되는 허구를
다리미로 시뻘겋게 누르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들이
너덜거리는 부리를 하고
풀섶으로 걸어나온다
그대는 내 진실 속에 묻어둔
캡슐을 깨뜨려
깃털처럼 마른 넝쿨을 잘라낸다
나는 날마다 어김없이
피워 올린 때묻은 슬픔을
그대의 혹곡한 기계음으로 걷어낸다
1960년 경남 양산 출생.
동서대 문학아카데미 수료. '시와 관객'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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