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수선화 / 강영은

폴래폴래 2009. 3. 9. 12:06

 

 

 

 

 

 

                   수선화         / 강영은 

 

 

 

 맨발의 대지를 열면 흙 알갱이 하나 하나가

 얼마나 먼길을 걸어왔는지

 뒤꿈치의 부스럼들 까맣게 부서져 내린다

 까칠까칠한 살갗의 그 발바닥들이

 단단하게 지면을 받쳐들어

 흙으로 돌아간 어머니의 맨발도

 간절한 속도의 그리움을 경작하는 것일까

 수선화 알뿌리, 폐경기 지난 자궁이

 자꾸만 환하게 부풀고 있다

 

 어머니, 저 햇살의 젖을 물려주세요 당신의

 몸 속에서 빠져 나온 알집이 토실토실 자라게요

 

 캄캄한 기억을 열고

 유선으로 부푼 젖 몽우리에 입술을 갖다대면

 生에 무겁게 매달렸던

 봄이 노랗게 꽃망울을 터트린다

 

 봄, 둥근 자궁이 열리고 있다

 

 

 

 

                 -서울산업대 평생교육원 시창작반 지도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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